광주에 정착, 노동자로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대학교수 출신 고려인동포가 투병중에도 고려인동포들의 소통의 창인 ‘고려FM라디오’를 묵묵히 진행해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는 다름아닌 시인이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대 러시아문학부 학장을 지낸 고려인 3세 인 김블라디미르(66세) 교수이다.
김교수는 민족차별과 경제난을 피해 태어나 자라온 중앙아시아를 떠나는 자녀를 따라 2010년 국내 귀환했다.
그 후 광주에 정착한 그는 고려인동포들의 안정된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지도자로 변신, 마을 주민들의 개도와 마음을 모으는데 노력했다. 또한 틈틈이 시를 써 고려인으로서 자긍심과 선조들의 자랑스런 애국심을 고취시키는데 노력해 왔다.
이 시를 모아 2017년 ‘광주에 내린 첫눈’을, 지난해는 두 번째 시집을 출간한 바 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선 일용직근로자로, 때론 나주 배밭을, 무안 양파밭을 전전해야만 했다. 최근에는 전남 장성의 한 팬션에서 청소부로 일했다.
그러다 지난 5월 간암말기 판정을 받고 주저앉고 말았다. 국내 귀환 후 자녀 둘을 결혼시키고 월세방을 전전하다 보니 치료비를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정착 고려인동포들의 십시일반 도움으로 치료를 받으며 하루 하루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와병 중에도 그는 3년동안 진행해 온 고려FM라디오 ‘행복문학’을 꿋꿋이 진행하고 있다. 행복문학은 광주이주 독립투사 후손들의 고단한 삶에 새로운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프로다. 이 프로를 통해 김교수는 비록 낯선 조상의 땅을 살아갈지라도 고려인선조들의 강인한 민족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교수는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국내 이주 고려인동포들의 삶에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겠다” 고 말한다.
한편, 고려FM라디오는 지난 2016년 9월 개국했다.. 이후 러시아어 70%, 한국어 30%로 8개 정규방송, 4개 교양 문화칼럼을 편성 24시간 송출하고 있다.
방송진행자는 고려인동포 10명과 한국인 3명이 힘을 합해 전 세계 거주 고려인동포들을 찾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