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병조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인터뷰

인터뷰>>최병조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화려한 외국인에 가려진 가난한 자의 울음을 들어야"

우리가 보아야 하는 부분은 인종차별 문제

다문화가정 무료 법률상담소 16일부터 운영

 2012_1880_721.JPG 
▲ 최병조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요즘 방송을 보면 우리말 잘 하고 외모 훌륭하고 스펙 좋은 외국인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들에 가려진 가난한 자들의 울음을 들어야 한다. 우리가 정말 보아야 하는 부분은 인종차별 문제이다.”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최병조 센터장은 다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다문화가정의 어려움에 대해 탄식하듯 토로했다.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인맥에 갇혀 “우리도 못 사는데 왜 남을 돕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힘이 빠지곤 한다는 최 센터장. 그도 지난 날 인종차별을 당한 당사자였다.

“독일에서 유학하던 학생 시절, 지나가던 할머니가 나에게 침을 뱉는 게 아닌가. 당신처럼 얼굴 까만 사람들이 와서 우리나라를 더럽힌다고 했다. 당시 살의까지 느껴질 정도로 피가 역류하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도 그러한 행동을 하고 있진 않은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최병조 센터장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8년간 센터를 운영해 왔다. 그가 몸담고 있는 재단법인 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이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기에 센터도 수원대리구청 안에 자리하고 있다.

오랜 시간 다문화가정과 부대끼며 살아오면서 최 센터장이 느낀 것은 ‘나의 문제가 그들의 문제라는 것’. 그들도 우리가 겪는 시댁문제, 부부갈등, 아이문제를 똑같이 겪고 있는데, 거기에다 언어문제, 문화문제까지 합쳐져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최병조 센터장은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받은 만큼 돌려주는 큰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6·25 전쟁 당시 필리핀이 우리나라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제 우리가 도울 때다. 잦은 태풍으로 자립 기반을 잃어버리는 필리핀 뿐 아니라 어려운 국가를 위해 자원기부, 재능기부 등을 통해 동참하면 좋겠다.

둘째, 휴먼 패밀리를 지향해야 한다. 예컨대 우리나라는 환경을 잘 보존하는데 일본이 원전을 터뜨리면 같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듯 세계는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내 민족 중심으로 생각하는 편견이 인종차별을 만든다. 인종차별 타파가 가장 중요하다.

셋째, ‘내 탓이오’ 생각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항상 사회 탓, 남 탓만 하는데 자신부터 반성해보고 돌아보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최병조 센터장과의 1문 1답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특성

“우리 센터는 상근 봉사자와 직원을 포함하여 50여 명이 힘을 모아 일하고 있다. 수원은 4,500여 명의 다문화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기에 1년 내내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들이 쉼 없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정에 실질적으로 가장 필요한 한국어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수준별로 5개 반을 만들어 주 4회에 걸쳐 실시한다는 것이 우리 센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매해 한국어말하기·끼 대회를 열어 수상자에게 제주도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비용은 경기도 종무과에서 받는 지원금에, 직원들이 초콜릿을 만들어 판매해 모으는 수익금을 보태어 마련한다. 또한 청소년 중도입국 자녀들을 대상으로 다문화 공부방을 열고 있는데, 매해 소수 학생을 선정해 10여 일간의 필리핀 현지체험과 어학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친정방문도 지원하고 있다. 자조모임 멤버들에게 추천을 받아서 주로 한부모 가정이나 취약 계층 중 선정하여 가족티켓을 제공한다.”

-센터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다문화가족통합교육으로 예절교육, 요리교실, 법률 및 인권교육, 합창단 활동, 한국무용, 임산부·영유아 부모모임, 영어교실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지공예와 비즈공예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을 한 사례도 있다. 이 밖에도 배우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청소년 중도입국 자녀들을 대상으로 적응교육과 공부방을 실시하는 한편, 예비학부모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취업 지원의 일환으로는 컴퓨터 자격증반을 운영하는 한편 운전면허 필기시험도 지원하고 있다. 고용지원센터와 연계하여 찾아가는 취업지원서비스도 매월 1회 진행한다. 센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조모임이다. ‘복지는 아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배우자 자조모임을 비롯하여 국적별 자조모임, 이야기반이 구성되어 있다.”

-

- 올해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캄보디아에서 건너온 학생이 자립센터에서 1년 4개월가량 머무르면서 초·중학교 검정고시 과정을 이수했다. 현재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다니고 있다. 학적이 없었던 친구가 센터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립 기반을 조성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내년엔 검정고시반을 강화시키는 등 청소년 자립에 보다 중점을 두려 한다.”

-2015년의 계획이 궁금하다

“새해에 활성화되기 바라며 지금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는 일이 하나 있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소를 만드는 일이다. 이미 센터 근처에 사무실도 마련해두었다. 통역과를 전공한 로스쿨 출신의 인권변호사가 상근을 하면서 인권문제, 난민문제, 부부문제에 대한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오는 12월 16일부터 운영을 시작하니, 억울한 일이나 힘든 일, 궁금한 일이 있을 때 부담 없이 방문하여 도움을 얻길 바란다.”

전은선 기자

최병조 센터장은

-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 석사 취득/ 박사 수료

- 前 의왕성당 주임

- 現 천주교 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 現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센터장

- 現 국내 CBCK 총무

- 現 국제 이주사목 한국대표

- 주한필리핀대사 공로표창패(2003)

- 법무부장관 감사장(2007)

- 법무부 표창장(2008)

- 필리핀대사관 감사장/ 베트남 공로표창패(2012) 


profile_image
[ 다문화일보 ] 김판수 기자
kr123456-com@naver.com
저작권자 © 다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